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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레이(오른쪽)와 세레나가 복식 훈련 도중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GettyImagesKorea

[윔블던]’감히 내 파트너를?’ 뺏고 뺏기는 복식 파트너 구인 전쟁

전채항 객원 기자
201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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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을 향한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단식이지만 올해 윔블던은 좀 다르다. 바로 스타급 선수들로 구성된 환상의 라인업이 대거 혼합복식 우승에 도전해 그랜드슬램에서만 볼 수 있는 이벤트 느낌의 혼합복식이 뜻밖의 격전 장이 될 전망이다.
 
7월 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윔블던 혼합복식은 대회 시작 전부터 초미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는데 영국이 낳은 최고의 스타이자 작년부터 이어진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던 앤디 머레이(영국, 227위)가 이번 윔블던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 출전을 선언, 과연 그의 파트너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일찍감치 그랜드슬램 복식 우승자이자 복식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피에르 위그 에르베르(프랑스, 39위)와 남자복식 출전을 확정했던 머레이는 예상외로 혼합복식 파트너 선정에서는 난항을 겪었는데 바로 최고의 파트너를 원하는 머레이의 높은 기대치가 문제였다.
 
그는 애초 현 여자 단식 세계 1위이자 17세에 이미 4개 그랜드슬램 여자복식 결승에 모두 오른 경험이 있는 애슐리 바티(호주, 1위)에게 파트너를 제안했으나 정중히 거절당했고 이후 여러 차례 복식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에게 연락하였으며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머레이는 출전 신청 마감 하루 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최고의 파트너를 발표하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그랜드슬램 단식 23회 우승에 빛나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11위)였다. 세레나는 단식은 물론 복식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는데 언니 비너스와 총 14차례 그랜드슬램 여자복식 우승을 비롯해 지난 1998년 윔블던과 US오픈 혼합복식에서도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머레이 본인 역시 지난주 복귀전이었던 피버-트리 챔피언십 복식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복식에서 통산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2년 홈코트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혼합복식에서는 당시 떠오르던 스타 로라 롭슨(영국)과 함께 은메달도 차지했다.
 
머레이와 세레나의 황금 조합은 그 발표만으로도 벌써부터 우승 후보로 벌써 점쳐지고 있다. 처음 호흡을 맞추는 데뷔 무대이지만 각자의 실력만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강의 팀인 만큼 과연 이들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이들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역시 부상과 체력이다.
 
함께 훈련하고 있는 머레이(오른쪽)와 세레나. 사진= GettyImagesKorea
 
세레나가 혼합복식에 출전하는 만큼 또 빠지지 않는 한 명이 있은 바로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44위)다. 윔블던 5회 우승에 빛나는 비너스는 올해 윔블던 단식 1회전에서 예선통과자 코리 가우프(미국, 313위)에게 일격을 당해 대회 첫날 짐을 쌌는데 오히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초반 탈락이 동기부여가 됐는지 올해 뜻밖의 혼합복식 출전을 뒤늦게 신고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더군다나 혼합복식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06년 윔블던 이후 무려 13년 만의 출전이라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파트너가 심지어 본인보다 무려 18살이나 어린 프란체스 티아포(미국, 38위)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비너스는 혼합복식 출전 시 살아있는 복식 전설인 밥 브라이언(미국), 저스틴 기멜스톱(미국) 등 베테랑과 항상 호흡을 맞춰 좋은 성적을 거두곤 했는데 올해는 자신보다 한참 후배와 함께 코트에 나서게 된 것이다.
 
물론 올해 39세인 비너스에게 선배가 많이 남진 않았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이번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7월 5일에 열린 혼합복식 1회전에서 비너스-티아포 조는 스캇 클레이튼(영국)-사라 베스 그레이(영국) 조를 6-2 6-3으로 꺾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이번 윔블던 혼합복식은 머레이와 윌리엄스 자매와 같은 거물급 스타 외에 스타급 신예 선수의 출전으로 또 다른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바로 앞서 언급한 올해 윔블던의 신데렐라이자 매머드급 태풍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코리 가우프(미국, 313위)다.
 
단식에서 주최측의 배려로 받은 예선 와일드카드 기회를 충분히 살리며 예선을 통과, 현재 본선 16강에 진출해있는 올해 15세의 가우프는 이러한 돌풍만으로도 충분히 매일 언론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데 혼합복식까지 출전하며 그 기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혼합복식 선정 과정에서 구설수에 오른 가우프. 사진= GettyImagesKorea
 
다만, 이전 혼합복식은 출전만으로 화제를 모았다기보다 출전을 하는 과정에서의 잡음으로 다소 껄끄러운 일에 휘말렸는데 다른 선수의 파트너를 가로챈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논란의 시발점은 그녀가 비너스를 이기고 단박에 스타로 떠오른 지난 월요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스타 탄생을 알리는 이날 경기 후 그녀는 혼합복식 출전을 위해 평소 주니어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제이 클라크(영국, 169위)에게 혼합복식 동반 출전 의사를 타진했고 클라크가 고민 끝에 이를 수락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클라크는 이미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자국 동료인 해리엇 다트(영국, 132위)와 혼합복식에 출전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랭킹은 다소 낮지만 자국 대회이기에 주최측으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을 것이 확실시됐던 이들이었고 이전 윔블던에서도 호흡을 맞춰 당시 무려 4강까지 진출했던 화제의 팀이었기 때문이 올해 역시 함께하기로 이미 합의가 된 상황이었으나 일방적으로 클라크가 이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더군다나 클라크는 출전 신청 마감인 수요일을 코앞에 두고 문자로 자신의 결정을 다트에게 통보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쏟아졌고 다트가 문자를 받은 후 다른 파트너를 구하려고 했으나 너무 시간이 늦은 바람에 가능한 파트너를 찾지 못해 결국 혼합복식 출전 자체가 무산돼 비난은 더욱 격화됐다.
 
이미 함께 뛰기로 한 혼합복식 파트너에게 문자로 결별(?)을 통보하고 가우프와 호흡을 맞추는 클라크. 사진= GettyImagesKorea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클라크는 한 외신을 통해 "내 인생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으며 그녀가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만약 로저(페더러가) 그녀에게 출전 제의를 해왔다면 조건 없이 그녀를 놔줬을 것"이라며 자신이 선택한 15세 선수를 페더러에 비교하여 테니스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클라크의 배신(?)으로 혼합복식 출전이 무산된 다트는 “이유를 클라크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전부이고 이제는 다 지난 일이니 남은 단식 경기만을 생각하고 싶다"며 의연하게 대처, 팬들의 위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다트는 세계 1위이자 톱시드 애슐리 바티(호주)와 32강에서 맞붙는다.
 
팬들은 이런 사태를 만든 클라크를 맹비난하고 있는데 최근 외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클라크와 가우프가 같은 매니지먼트사를 두고 있고 이들의 매니저를 통해 이런 결정이 이뤄진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화살은 클라크가 아닌 매니저들에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어떻게 보면 프로 선수들이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거나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 싶긴 하지만, 이미 한 선수의 파트너가 정해져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파트너와 와일드카드까지 뺏어버리는 악수를 두며 한 선수를 막판에 몰아낸 셈이니 매니지먼트사의 영리하지 못한 타이밍과 결정에 애꿎은 선수들만 희생양이 된 안타까운 사태로 결론이 나는 것 같다.
 
어찌 됐든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니 과연 논란 속에 피어난 클라크-가우프 조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지켜볼 팬들의 눈초리가 무섭게 느껴진다.
 
글= 전채항 객원기자,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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