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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를 통해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샤라포바(2012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샤라포바, 인생 제2막을 준비하다<1편>

김홍주 기자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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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코리아 전채항 객원기자] 2020년 2월 26일, 테니스계는 한 시대가 저물어감을 느끼며 또 하나의 선수와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의 은퇴를 지켜본 팬들이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또 다른 은퇴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번엔 이전과 대비하여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과 함께. 테니스계의 슈퍼스타이자 지난 20여년간 테니스를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끔 이끈 장본인이었던 테니스의 아이콘,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그녀의 은퇴와 함께 그녀가 지나온 발자취 및 그녀가 테니스계에 남긴 뜻깊은 선물을 하나씩 함께 열어보자.


예상은 했으나 믿고 싶지 않았던 은퇴선언
샤라포바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이 전세계 테니스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로 충격적이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샤라포바의 은퇴를 모두가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호주오픈 직전 그녀의 세계랭킹은 110위권대로 본선 진출 역시 와일드카드를 통해 간신히 얻었는데 1회전 탈락과 함께 작년의 랭킹 포인트가 소멸되며 세계랭킹이 373위까지 수직 하락한 것이다.


지난 2016년 멜도니움이라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15개월간 투어를 떠날 수 밖에 없었고, 복귀 후에는 프로 생활 내내 괴롭힌 어깨 부상으로 인해 좀처럼 모두가 원하는 수준의 성공적 컴백을 이뤄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제 랭킹마저 돌이킬 수 없을 정도가 된 이상 이제는 그녀가 은퇴를 선언하지 않을까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예상은 했으나 믿고 싶지 않았던, 또는 믿기엔 아직 이르다고 여겼던 이유는 무엇보다 그 동안 그녀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온 팬들의 굳은 믿음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2004년 17살의 나이로 윔블던에서 깜짝 우승을 하며 혜성같이 등장, 이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포함하여 총 5개의 그랜드슬램 우승과 함께 21주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그녀지만 테니스 인생은 절대 순탄치 않았다. 느낌상으로는 그녀가 투어에서 뛰며 늘 우승을 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수 차례에 걸친 어깨 부상에 따른 수술과 재활의 반복, 거기에 팔꿈치 부상까지 더해지며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적이 수도 없이 많아 어찌 보면 재활의 아이콘이라 불려도 무방하다.


2014년 극적인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그녀가 어떤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특히 지난 5년여간 그녀는 부상과의 싸움을 힘겹게 이겨냈다. 그녀가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테니스 팬들 곁에 남아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포기하지 않는 정신, 인내심, 그리고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때문이다.


코트에서도 매 포인트, 매 스트로크를 특유의 괴성과 함께 최선을 다해 치고, 모든 경기를 단 한번도 대충 치르거나 포기한 적이 없을 정도로 샤라포바는 미모를 넘어 최선을 다하는 운동선수였다. 따라서 이러한 그녀의 끈기와 집념을 우리가 믿고 있었고, 샤라포바 스스로도 본인은 아직 코트에서 할 일이 더 남아있음을 강조해왔기에 지금의 위기 역시 뚝심 있게 이겨낼 것이라고 믿어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 그녀의 몸은 너무나 약해져 있었고, 더 이상 몸을 혹사시키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는 자신의 커리어를 두고 볼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은퇴 후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샤라포바는 은퇴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내가 테니스 공을 치려고 하거나 치기 위해 준비 동작을 하는 순간 찍힌 사진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왜냐하면 그 순간의 고통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각인된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테니스에 대한 열정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해보려고 했지만,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야 말로 테니스와 작별을 고해야 할 가장 알맞은 시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 두 달간 재활 기구에 매달려있는 등 하루에 14시간 이상 내 몸을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 보냈던 것을 돌이켜보면 그 동안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토닥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흔의 나이로 아직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를 포함해 30대 후반까지 최고의 기량을 이어가는 선수들이 즐비한 요즘 32살이라는 샤라포바의 나이가 은퇴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유년시절 포함 이미 인생의 20여년, 젊음을 모두 테니스라는 경쟁의 세계에 바친 이들에게는 다음 인생을 준비하기엔 그리 이른 나이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 역시 가져본다.
갑작스러웠으나 이미 예상은 할 수 밖에 없었던 샤라포바의 은퇴 선언. 어쩌면 마음 속 깊이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또한 선수와 함께 자란 팬들로서는 찬란했던 한 시절이 저물어감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가득한지도 모르겠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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