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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례 도전 끝에 부산오픈 본선에 진출한 정윤성. 사진= (부산)김도원

‘5전 6기’ 정윤성, “열정과 패기로 톱시드 상대”

박준용 기자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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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코리아= (부산)박준용 기자]"복식에서도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정윤성(건국대, CJ제일제당 후원, 464위)이 부산오픈 챌린저(총상금 15만달러+H, 이하 부산오픈) 복식 1회전 탈락 후 미디어룸에 들어오면서 한 말이다.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단식에서는 이겨서 그런지 표정은 밝아 보였다.
 
5월 14일 부산 스포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대회 부산오픈 단식 예선 결승에서 정윤성이 루크 사빌(호주, 461위)을 2시간 40분 만에 6-7(6) 7-6(2) 6-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2013년부터 매년 부산오픈에 출전해 예선을 통과한 적이 없었던 정윤성은 6번째 도전 만에 처음으로 대회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것은 2015년 김영석(현대해상)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24세 사빌은 현재 세계랭킹이 400위권으로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주니어 시절 그랜드슬램 주니어(11년 윔블던, 12년 호주오픈)에서 두 차례 우승 등을 차지한 세계 주니어 1위 출신으로 쉽지 않은 상대였다.
 
이날 정윤성의 승리를 정말 극적이었다.
 
정윤성은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내줬다. 첫 세트가 끝나고 정윤성은 라켓을 던지며 분풀이를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세트 2-5에서 매치 포인트를 두 차례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정윤성은 차분한 경기 운영과 상대의 실수에 힘입어 매치 포인트 위기에서 벗어나더니 끈질긴 플레이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타이브레이크 끝에 세트올을 만들었다. 세 번째 세트에서는 정윤성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자신의 주무기 포핸드와 예리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두 시간이 넘는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윤성은 "두 번째 세트 2-5에서 나도 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끝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마음을 내려놓으니 몸에서 힘이 빠져 공이 잘 맞았다. 운도 따라줘 이길 수 있었다"고 웃었다.
 
정윤성이 사빌을 상대로 자신의 주무기 포핸드를 구사하고 있다. 사진= (부산)김도원
 
정윤성은 첫 세트 초반 첫 서브 대부분이 네트에 걸리거나 서비스 라인을 벗어나는 등 첫 서브 성공률이 30%대로 매우 저조했다. 이 때문에 정윤성은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정윤성은 "서울오픈에서부터 첫 서브 성공률이 떨어졌다. 평소에는 70~80%의 첫 서브 성공률을 기록하는데 서울오픈 전에 클레이코트에서 경기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라켓을 던진 것에 대해서는 "첫 세트에서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너무 화가 났다. 라켓을 던진 순간 나도 아차 싶었다. 라켓이 부서질 줄은 나도 몰랐다. 앞으로는 절대 던지지 않을 것이다"며 안 좋은 모습을 보인 것에 죄송함을 나타냈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정윤성은 주니어 시절 세계 3위에 오르는 등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주목을 받았다. 공식적으로 정윤성이 프로에 데뷔한 것은 지난해이지만 프로 대회에 처음 출전한 것은 2013년부터다. 2014년까지 횟수는 적었지만 와일드카드 등을 받고 국내에서 열리는 프로 대회에 출전했다. 단식에서는 아직 우승한 적은 없지만 복식에서는 퓨처스에서만 5차례 정상에 올랐다.
 
남자 프로 대회는 가장 아래 등급인 퓨처스부터 시작해 챌린저, 투어, 그랜드슬램 순으로 등급이 분류된다. 부산오픈은 총상금이 15만달러+H로 챌린저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프로 새내기인 정윤성은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주니어 때 성적이 좋아 프로에서도 '잘 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다. 작년에는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포핸드가 잘 맞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정윤성은 퓨처스보다 한 단계 등급이 높은 챌린저에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는 횟수가 많아지는 등 지난 시즌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30일에는 자신의 최고 세계랭킹 440위를 기록했다.
 
정윤성은 "작년 말 스페인에 있는 나달 아카데미에서 6주 동안 훈련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곳에서 공에 스핀을 거는 방법과 경기 운영 등을 배웠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또 슬럼프가 와도 철저히 준비했고 대회에 계속 출전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윤성은 지난 동계훈련을 스페인에 위치한 나달 아카데미에서 했다.
가장 오른쪽은 라파엘 나달의 삼촌 토니. 가장 왼쪽은 전 세계 1위 카를로스 모야(스페인)의 코치였던 조안 보스크
 
정윤성은 부산오픈 본선 1회전에서 톱시드 메튜 에브덴(호주, 85위)과 맞붙는다. 에브덴은 올해 호주오픈 1회전에서 존 이스너(미국, 당시 세계 16위)를 꺾으며 이변을 연출한 선수다.
 
정윤성이 톱100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성적은 1승 3패. 객관적인 전력상 정윤성이 에브덴에게 열세이지만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부담 없이 많이 뛰겠다. 또 늘 그렇듯이 기죽지 않고 상대보다 파이팅이 넘치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성과 에브덴의 2회전은 5월 15일 첫 경기가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센터코트 두 번째 경기로 열릴 예정이다.
 
글= (부산)박준용 기자(loveis5517@tennis.co.kr), 사진= (부산)김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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