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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의 센터코트인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4강전을 직관했다

[관전기]테니스 캐스터가 파리에서 붉은 흙냄새를 맡다

신승준 객원 기자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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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년 전이다. KBSN에서 ATP투어 중계 캐스터로 테니스 중계를 시작하던 것이.
 
그해 가을 나는 결혼했다. 허니문 목적지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직항편이 없으니 경유지를 선택해야 했다. 프라하? 비엔나? 프랑크푸르트? ATP 홈페이지를 뒤적였다. (신혼여행을 가는 데 ATP 홈페이지를 뒤적이다니?)
 
그래! 비엔나!! 시월 마지막 주, 비엔나엔 왈츠처럼 테니스가 흐르고 있었다. 신혼여행 중에 ATP 테니스 직관이라니 나는 비엔나를 경유할 명분을 찾았고 스포츠에 관심 없는 아내는 경악했다.
 
시간이 흘렀고 몇해 전 아내와 나는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다. 언제 떠날 지는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4월 둘째주. 코트다쥐르의 지중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몬테카를로의 레드 클레이 코트에 우리는 앉아있었다.
 
그리고 다시 그 흙냄새가 그리워 나는 이곳에 왔다. 꿈의 클레이, 롤랑가로스! 남자단식 준결승 두 번째 경기를 예매한 뒤 이곳에 오기 전부터 나는 상상했다.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나달과 페더러의 준결승이 결정됐을때 내심 두 선수의 경기를 보게 되길 기대한건 사실이지만 조코비치와 팀의 경기 또한  테니스 팬으로서 흥분하기에 충분했다.
 
2019년 6월 7일 금요일의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는 대한민국과 개최국 프랑스의 여자월드컵 개막전이 열리고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는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스타디움 콘서트가 열리는 날 월드컵 개막전 준비에 한창인 파르크 데 프랭스를 가로질러 롤랑가로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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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입장 절차를 통과한 후 비밀의 정원처럼 눈앞에 펼쳐진 롤랑가로스 파리에 도착한 첫날 들렀던 루브르보다 이곳이 나에겐 더 거대한 유물이자 박물관처럼 느껴졌다.
 
센터코트앞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본 준결승 첫경기는 이 특별한 박물관의 상징적인 작품에 대한 경외심으로 채워졌다.
 
나달과 페더러의 멋진 샷이 나올때마다 전 세계에서 모인 팬들의 감탄사가 쏟아졌고 로저와 라파를 외치는 장외 응원전은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나달의 승리로 준결승 첫 경기가 끝나자마자  나는 필립 샤트리에로 뛰어 올라갔다. 에펠탑 첨탑이 뾰족이 보이는 코트 구석에 자리를 잡고 세르비아 황제와 오스트리아 청년을 맞이했다.
 
세르비아 황제는 다시 한번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을 원하고 있었고 오스트리아 청년은 또 다시 롤랑가로스의 피날레 무대에 오르고 싶어했다. 9년 전 비엔나 오픈 결승에서 위르겐 멜저의 경기를 봤었는데 이제 오스트리아는 멜저가 아닌 팀의 나라가 됐다.
 
경기초반 팀의 샷이 날카로웠다. 잘 준비된 것처럼 보였다. 1세트는 도전자의 몫이었다. 조코비치가 당황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노련한 톱시드 선수는 2세트를 가져왔다.
 
다시 팀이 앞서가는 3세트. 하지만 비가 팀을 멈춰세웠다. 1박2일 경기. 이 경기의 끝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날 다시 필립 샤트리에로 향했다. 조코비치는 전날보다 나아진듯 보였다. 조코비치는 집요하리만큼 팀의 백핸드 쪽으로 샷을 보냈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엄청난 압박에도 팀은 끝내 3세트를 지켰다. 강한 스트로크가 흙먼지를 날리게 했다. 정면승부가 이어졌다. 비가 다시 흙먼지를 가라앉혔다.
 
어느덧 마지막 5세트. 1박2일의 긴 승부를 끝낼 시간이 왔다. 그렇게 팀은 결승에 진출했다. 이틀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롤랑가로스에서의 경험은 아주 특별했다.
 
휴가 끝에 이어질 ATP 투어 중계가 벌써 기다려진다. 나달과 팀의 결승전을 보지 못하고 파리를 떠나지만 이틀간 롤랑가로스를 뒤덮었던 파리의 파란 하늘이 오랫동안 생각날것 같다.
 
다음엔 어디로 떠나볼까?
 
글 / KBSN 신승준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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