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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 정윤성.

[맛있는 토크] 정윤성, 더 높은 곳을 바라보다

김진건 기자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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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테니스에 빠져 살고 있는 선수들. 이들이 추천하는 맛집에서 그들의 인생, 사람, 테니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이번에 만나 볼 선수는 챌린저 무대에 안착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정윤성이다.
 
정윤성은 주니어 세계 3위까지 오르는 등 촉망받는 유망주로 기대를 받으며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자신감 넘쳤던 정윤성은 챌린저는 물론 퓨처스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심기일전하며 시작했던 지난해 경산퓨처스에서 드디어 프로 대회 첫 우승을 거두며 살아나기 시작했고 올 시즌에는 챌린저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챌린저를 넘어 투어 선수를 바라보는 정윤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FOOD
 
매운 음식 좋아해 꼭 와보고 싶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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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을 만난 곳은 건국대 후문에 위치한 불낙볶음을 전문으로 하는 개미집이었다. 이곳은 인기 맛집 프로에도 소개 될 만큼 유명한 곳이다. 정윤성은 “해산물도 좋아하고 평소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분명 맛있을 것이다”라며 “마무리로 볶음밥도 꼭 먹어야 한다. 물론 불낙볶음도 좋지만 나는 밥을 정말 좋아한다.
 
지금은 양이 줄었지만 초등학생 시절 동료들이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도 혼자 다섯 공기를 다 먹고 일어날 정도로 잘 먹었다”라고 전하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젓가락으로 식사를 시작하더니만 나중에는 숟가락을 들고 불낙볶음을 맘껏 즐겼다.
 
음식을 먹는 내내 “너무 맛있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토록 원하던 볶음밥이 나오자 다시 끊겼던 흐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외국에 나가면 정말 밥이 그립다. 물론 그곳에도 한국 식당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 원조의 맛을 이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 건국대학교 주변 맛집을 말로만 들었지 찾아갈 일이 없었다. 오늘 정말 배부르게 먹었다”라고 전한 정윤성 앞에는 어느새 빈 그릇만 남아 있었다.
 
STORY
 
중학교에 올라가서야 이룬 첫 우승… 빛났던 주니어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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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앉아있기보다 뛰어놀기를 좋아했던 정윤성은 7살 때 이모 덕분에 테니스를 처음 접하게 됐다. 그는 “이모가 내 성격을 잘 파악했던 것 같다. 운동을 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하셨고 처음 라켓을 쥐어주며 일단 해보라고 하셨다. 그때 라켓을 처음 휘둘렀는데 곧잘 넘겼다. 그게 테니스와의 첫 만남이었다”라고 전했다.
 
이후 꾸준히 테니스를 했지만 초등학교 시절 정윤성은 크게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가자 흐름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1학년때 'ATF 아시아 14세부 주니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정윤성은 “아직도 그때가 기억난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 우승이 시작이었다. 이후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고 주니어까지 그 자신감이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정윤성의 주니어 시절은 화려했다. 특히 2014년에는 호주오픈 주니어를 통해 생애 처음 그랜드슬램 주니어 무대를 밟았고 제주국제주니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차근차근 랭킹 포인트를 쌓아 나갔다.
 
그 해에만 36위였던 주니어 세계랭킹을 10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시 최고의 유망주로 뽑히며 매번 자신을 앞서 있었던 이덕희를 아시아챔피언십에서 꺾는 등 그의 재능을 보여주었다. 이후로도 활약을 거듭하던 정윤성은 마침내 세계 3위를 기록하며 주니어 무대를 졸업했다.
 
만만치 않았던 프로, 달라진 지금
 
주니어에 이어 프로무대에서도 자신감이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정윤성은 “나름 잘했기 때문에 프로에서도 충분히 활약을 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랭킹과 상관없이 프로의 모든 선수는 무시하지 못할 상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을 이기고 금방 랭킹도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것이 자만이었다. 잠깐 느슨했던 그 결과가 2017년에 찾아왔다”라고 전했다.
 
자신감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으며 그것이 힘의 원천이었지만 계속되는 부진에 자신감을 잃었다. “갈수록 자신감이 떨어졌고 정신적으로 집중하지 못했다. 여기까지가 한계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테니스에 몰입하지 못했다”라며 그 시절을 회상했다.
 
슬럼프에 빠졌었지만 정윤성은 결국 이겨냈다. 심기일전하며 시작한 2018년에는 부산오픈 챌린저 본선 진출 성공, 경산퓨처스에서 첫 프로 대회 우승을 거두는 등 기세를 타기 시작했고 대구퓨처스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588위로 시작한 세계랭킹을 262위까지 끌어올렸다.
 
정윤성은 세계 다양한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며 성장했다. “퓨처스와 챌린저를 통해서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자신감을 찾고 경기를 치르다 보니 생각보다 기술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한 끗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고 그 차이는 정신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상대가 누구든 내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들이 나왔다”라며 달라진 자신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토록 강조하던 정신력 관리가 가장 잘 이루어졌던 대회는 언제였을까. 그는 지난 5월에 치렀던 부산오픈을 뽑았다.
 
정윤성은 “비록 리카르다스 베란키스(리투아니아)에게 패했지만 정신적으로 가장 좋았던 대회였던 것 같다. 8강에 오르기까지 쉬운 경기가 없었고 대부분 역전승을 거두었다. 무너지지 않고 나만의 경기를 펼쳤다. 그만큼 베란키스와의 8강전이 조금 아쉽긴 하다. 그때 이겼다면 어쩌면 우승까지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슬럼프를 겪고 경험을 쌓으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정윤성은 지난 7월 세계랭킹에서 233위를 기록하며 자신의최고 세계랭킹을 기록했다.
 
선수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나?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정윤성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정윤성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주제가 나오자 그는 밝은 모습을 보며 대답을 이어갔다.
 
테니스 말고도 다른 운동을 좋아하지만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역시 운동은 직접 해야 한다. 보는 일은 조금 지루하지만 직접 그 운동을 하면 정말 즐겁다. 주변에서 야구가 더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스스로도 야구를 좋아하고 다시 태어난다면 해보고 싶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휴식이 필요할 때면 정윤성은 친구들을 만나 PC방을 가고 노래방도 가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게임도 즐기는 그는 여느 20대와 다르지 않았지만 애창곡은 나이에 맞지 않았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이라는 노래를 즐겨 부른다. 원래 신나는 노래보다는 80~90년대 잔잔한 발라드를 좋아한다. 물론 대회장에서는 발라드보다는 힙합을 즐겨 듣는다”라며 “특히 힙합 가수 에미넴(Eminem)을 좋아하는 데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기회가 없어 가지 못했지만 꼭 직접 가보고 싶다”라고 팬심도 드러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거짓말을 못 하고 직설적으로 말해 호불호가 갈린다고 평가한 그는 “속으로는 정말 챙기는데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같다. 친구들이 정신적으로 나를 자제시켜주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테니스에만 집중하고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정윤성은 친구들이 부럽지 않을까? 이에 대해 그는 “대학생들의 수업, 모임, MT 등 모두 해보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하고 때론 부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괜찮다. 익숙해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잠깐의 일상 이야기였지만 정윤성은 그때만큼은 선수가 아닌 20대 학생의 모습과 같았다.
 
기억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테니스는 ‘긴 여행’
 
테니스 이야기에 진지한 눈빛으로 답하는 모습
 
그의 성격만큼이나 앞으로의 목표도 확실했다. “지난해 친구와 지하철을 타고 있었는데 한 커플이 나를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생전 처음이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그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단순히 인기 때문은 아니다. 은퇴 후에도 나를 알아보고 정윤성이라는 선수를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것이 커리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꿈을 밝혔다.
 
선수 생활을 10단계로 나눴을 때 이제 2~3단계까지 온 것 같다는 정윤성은테니스를 한 마디로 ‘긴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힘들지만 기쁠 때도 있고 그냥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때로는 길을 잃고 또 찾는다. 정말 여행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행 중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며 “이 정도로 테니스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코치님들과 힘들 때 도움을 주신 가족과 매니지먼트사, 몸 관리를 도와주시는 선생님까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보답하는 길은 내가 잘해서 뛰어난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챌린저에 잘 정착 했듯이 앞으로는 그랜드슬램 예선까지 확실히 들어가고 내년에는 100위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목표를 전했다.
 
정윤성은 마지막으로 한국의 테니스 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고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기사 전문은 테니스코리아 9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김진건 기자(jinkun@mediawill.com), 사진= 김범석(스튜디오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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